한지염색종류

(1) 쪽빛 물들이기

   마디풀과의 일 년 초인 쪽잎을 염료로 사용한다.

   쪽염을 할 때 염료를 쪽물에 담가서 반복해서 염색하게 되면 염료 손실도 많고 염색도 잘 되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단 밀폐 용기나 비닐 봉지 같은 데다 종이 원료를 넣은 상태에서 거기에 염료를 함께 넣고 공기와 접촉되지 않게 주의하며 계속 주무른 다음, 상태를 보며 반복한다. 염료의 물이 좋지 않으면 짙은 색을 낼 수 없다. 종이 원료는 완전히 고해가 된 것이 아니라 중간 고해 상태의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왜냐 하면 완전히 고해되어 있는 원료는 염색해서 건조했다가 사용하려면 섬유가 잘 풀어지지 않아 다시 고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쪽 염료의 일차 수세한 액은 pH를 정확히 맞추어 약품 방효하면 다시 쓸 수 있으므로 버리지 않는다.

(2) 황벽 물들이기

   황벽은 방충 작용이 있어 오래 보존할 필요가 있는 불경이나 호적부에 많이 쓰였다.

   "염색하는 용지는 생록지가 좋다. 생록지는 견고하고 두꺼워서 특히 염색하기에 적당하다. 종이를 염색하는 것은 백지에 색을 입히는 것이다. 색을 너무 진하게 내지 않는 것이 좋다. 색이 진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거무스름해진다." 중국의 농업기술서인 ［제민요술］에 기록되어 있는 염색법이다.

   염기성 염료인 황벽은 식물성 섬유에는 잘 물들지 않는다. 물이 들더라도 물이 묻으면 금세 빠져 버리고 특히 종이 염색에서는 판에 올려 건조할 때 색소가 판으로 흡수되어 색깔이 연해진다. 오배자나 도토리, 밤 같은 타닌계 염료로 먼저 염색한 뒤에 황벽을 올리면 타닌이 매염제의 역할을 하여 염착이 잘된다.

(3) 홍화 물들이기

   홍화(잇꽃)은 엉거시과에 속하는 두해살이 풀로 키는 1m정도이며 잎은 어긋나고 끝이 뽀족하며 바늘처럼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7~8월에 붉고 노란 빛의 아름다운 꽃이 피며 이집트가 그 원산지이다.

   염료가 되는 꽃에는 황색과 홍색의 색소가 함유되어 있다. 쪽과 같이 색소를 침전시켜 진흙 상태의 연지를 만들어 염색 재료뿐만 아니라 화장품이나 고혈압의 약으로도 쓰여 왔다. 종이 염색에서는 연지를 원료로 하여 염색하는 선염법이 행해졌다. 홍화의 노란 색소는 견뢰도가 나빠서 버리는 것이 보통이지만, 일본의 야마기타 지방에서는 별구이나 벌레가 붙지 않도록 이것으로 어린이의 내의(속옷)을 염색하는 관습이 있다.

(4) 치자 물들이기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상록 넓은잎 떨기나무로 잎은 마주나고 긴 타원형으로 광택이 있다.

   꽃은 강한 향기가 나며 6~7월에 흰 꽃이 피었다가 누렇게 변한다. 열매는 타원형으로 양 끝이 뾰족하고 여섯모가 졌으며 다 익으면 홍화색이 된다. 치자는 옛부터 염료로 많이 쓰였는데 주로 음식을 노랗게 물들이는 데에 많이 사용되었다. 또한 장판지와 같은 일반 생활 기물을 물들이는 데에 사용되어 어떠한 염료보다도 친숙한 느낌을 준다.

   염료로 쓸 열매를 가을에 따서 실로 매달아 햇빛에 바짝 말린다. 바짝 마른 열매를 쪼개지 않고 그대로 물 2ℓ에 18g의 열매를 넣으면 노란물이 추출된다. 이 염액에 한지를 넣고 열을 약 30분간 가하면 염색이 되나 이는 퇴색이 되어 노란 갈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명반이나 초산을 매염제로 3회 정도 염색하면 짙은 노랑색으로 염색할 수 있다.

(5) 물푸레 나무 물들이기

   물푸레과에 속하는 낙엽 큰키나무로 높이는 18m정도이며 잎은 마주나고 5~7개의 작은 잎으로 되어 있다.

   심재는 담흑갈색이며 변재는 백색으로 설악산에 많이 있다.

   물푸레나무의 수피는 매우 단단하여 채취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러한 수피와 심재를 가루로 만든 후 69g을 2ℓ에 넣고 약 30분간 끓인 후 가루를 걸러 내고 명반에 미리 매염한 한지를 넣어 다시 20분간 끓이면 3회 염색에 옅은 다색을 띤 노랑색이 염색된다.